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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깊이 알기/미의식과 미용관행

인도네시아 화장품시장과 K뷰티 (2)

 

인도네시아에서 화장품 산업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섹터 중 하나로서, 최근 몇 년 동안 두 자리수 성장을 기록해왔다. 2019년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스킨케어 시장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진입이 어려운 시장으로 손꼽힌다. 아래에서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주요사항들을 세 가지로 나누어 검토한다.

 

 

이 원고는 인도네시아 해외시장 조사 활동의 일환으로 2016년 12월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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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야 살아남는다

 

 

막대한 화교 자본과 그 독과점 현상은 인도네시아 산업군 대부분에 걸쳐서 존재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미용업계에 종사하는 한인 사업가의 보고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 또한 화교들에 의해 지배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화장품은 대형매장에서만이 아니라 자카르타의 빠사르 바루(Pasar Baru)나 수라바야의 뻥암뽄(Pengampon)과 같은 로컬 시장에서 도매상들을 통해 유통되며 이 화장품들은 다시 수십여 개의 상점으로 들어가 매대 위에 놓이게 된다. 이 상점들의 실소유주들은 몇몇 화교집단으로, 이들은 가족경영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화장품 도매업계 전체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림 ] 자카르타의 로컬 시장, 빠사르 바루

그림출처: http://smadaver.com

 

 

이러한 현지의 시장구조는 KOTRA에서 발행하는 보고서에서 국내 업체들에게 인도네시아 현지 파트너와의 제휴를 권장하거나, 현지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 사이의 연합을 강조하는 주요 이유이 된다. 전자는 화장품계를 쥐고 있는 주요 화교가족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이들과의 협상에서 지속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성 때문이며, 후자의 경우, 특히 브랜드파워가 약하거나 자본을 갖추고 있지 않은 기업일수록 단독 진출 시 이들 화교 가족기업의 요구사항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각주:1]

 

 

담소를 즐기는 인도네시아인

 

 

인도네시아에도 우리나라의 불금과 같은 개념이 있다. 토요일 밤을 지시하는 말람 밍구(malam minggu)”. 말람 밍구가 되면 많은 젊은이들은 집안에서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한껏 멋을 내고 분위기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 쇼핑몰에 가서 시간보내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일단 한 번 자리를 점유하면, 우리나라 젊은이들보다 배 이상 긴 시간을 이야기하고, 배 이상의 빈도로 SNS을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풍경이 말람 밍구에 가장 흔히 나타나긴 하지만, 인도네시아인들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무리지어서 담소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인류학자 및 지역학자들은 이를 인도네시아 문화의 중요한 측면으로 지적하면서 농끄롱(nongkrong)" 문화라고 부르고는 한다. 농끄롱의 사전적 의미는 쭈그리고 앉다라는 의미인데, 인도네시아인들이 어디에든 주저앉아 오랜 시간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어휘는 담소를 나누다와 같은 동사로 쓰인다.

 

 

[그림 ] 농끄롱을 즐기는 인도네시아인들

그림출처: http://putrizakiah.blogspot.kr

 

 

대화는 일상의 시시콜콜한 주제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들 사이에서 뷰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제이다. 서로의 화장법이나 새로 나온 제품에 대한 후기 등이 공유되고는 하며, 특별히 필자에게는 어떤 한국 화장품이 좋은지, 한국 화장품을 인도네시아에 소량 구입해온 이후 재판매할 의사가 있는지,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떻게 다른지 등의 질문이 들어오곤 한다.

 

인도네시아인들의 담소를 즐기는 문화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바이럴 마케팅에 긴밀히 연결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현시점에서, 현지 여성들로 구성된 한국 화장품 체험단 및 기자단을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해나간다면 자연스럽게 한국 브랜드 화장품의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지 화장품도 우수하다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한류에 가장 긍정적인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류가 화장품 판매에 만능열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한국화장품을 화장대에 올려두고 싶어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네시아 화장품 역시 현지 여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도네시아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국제 사회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질 높은 화장품을 제조하는 국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2015년 인도네시아의 화장품 수출총액이 8억을 훌쩍 넘었다는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같은 해 인도네시아의 해외 화장품 수입 총액인 4억보다 훨씬 더 높은 액수이다.

 

인도네시아의 로컬 화장품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와 같은 동남아 국가들과 중동 국가들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로의 수출은 순항 중이다. 이는 피부색과 문화의 유사성, ASEAN-China FTA 체결로 인한 낮은 수입관세 덕분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미국과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주로 수출하는 제품군은 스파 제품과 에센셜 오일이다.

 

스파 제품과 에센셜 오일, 각종 허브 유래 화장품의 제조와 동양인 피부에 대한 자사의 전문지식을 강조하는 마케팅은 인도네시아 로컬 기업들이 특화해온 영역이다. 이는 자연주의 화장품 생산과 특히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전통을 강조하는 한국 화장품의 컨셉과도 유사하다. 인도네시아 화장품과의 유사성을 인지하는 동시에 한국 화장품의 독자적인 차별성을 강조한다면 성공적인 포지셔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Cosmoprof Asia. 2016. “Indonesia’s Personal and Beauty Care Market Sees Strong Growth.”

Global Business Guide Indonesia. 2014. “Indonesia’s Cosmetics Market.”

Global Business Guide Indonesia. 2016. “ Overview of Indonesian Cosmetic Sector: Growing Domestic and Export Markets.”

KOTRA. 2015. “인도네시아 화장품시장의 최대 수입품목은.”

KOTRA. 2016. “인도네시아 할랄인증 화장품 시장동향.”

PRNewswire. 2016. “The Rise of the Independent Cosmetic Labels In Indonesia.”

한인 사업가 배동선 씨 블로그. http://blog.daum.net/dons_indonesia

데일리코스메틱. 2016. 화장품[인도네시아 리포트].

데일리코스메틱. 2016. 화장품[인도네시아 리포트].

데일리코스메틱. 2016. 화장품[인도네시아 리포트] .

 

 

 

  1. 이러한 방법이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여겨지나, 다음과 같은 방법 역시 인도네시아 시장의 진출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우선, 온라인 마켓을 공략한다. 올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커머스(e-commerce)를 외국기업에도 개방하여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초기 진출을 하는 중소업체이라면 특히 온라인을 이용해볼만 하다. 실제로 인터넷을 잘 활용해서 인도네시아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가 된 소규모 화장품 업체들의 사례가 많다. 다음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다. 진출 초창기에는 정가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화장품을 판매해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미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와 같이, 현지에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생산 원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