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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음~

할랄, 유기농, 그리고 윤리 (note)

할랄전문가양성과정을 통해 할랄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게 된 이후로,

 

오랜만에 할랄을 다시 공부할 일이 생겼습니다.

 

조교로 근무하고 있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의 내부 세미나에서 

 

"할랄"을 주제로 공부하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학자분들과 함께 하는 세미나인 만큼

 

할랄의 산업적 현황뿐 아니라,

 

미래 할랄 산업의 향방에 통찰력을 제공할

 

보다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좋은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할랄에 대한 세 번째 세미나에서는, 

 

2016년 Routledge 출판사에서 나온 

 

<Halal Matters: Islam, Politics and Markets in Global Perspective> 의 후반부를  다루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논문인

 

"Green Halal: How does Halal Production Face Animal Suffering?"의 내용 일부를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포스팅하는 목적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할랄"이 재조명된 이 시점에서

 

미래 산업인 할랄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을 줄이는 동시에 마케팅 포인트를 찾으시는 데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 글에서 할랄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적으려는 것은 아니구요,

(관련 내용은 제가 지난 번 포스팅한 글에 일부 나온답니다. 아래 링크 참조해주세요.

http://indonesianisa.tistory.com/entry/%ED%8C%BD%EC%B0%BD%EC%9D%BC%EB%A1%9C%EC%97%90-%EC%98%A4%EB%A5%B8-%EC%9D%B8%EB%8F%84%EB%84%A4%EC%8B%9C%EC%95%84-%ED%95%A0%EB%9E%84-%ED%99%94%EC%9E%A5%ED%92%88-%EC%8B%9C%EC%9E%A52016%EB%85%84-10%EC%9B%94-%EC%9E%91%EC%84%B1 )

 

 

 

 

 

 

 

 

국내에서 이슬람은 최근에야 대중 사이에서 대두된, 한국인에게는 여전히 낯선 종교이지만

 

비단 중동만이 아니라 북미유럽과 같은 선진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이미 전통이 오래된 종교입니다.

 

이슬람의 특징상 이를 따르는 무슬림들은 이슬람법에 따라 살아가고자 하는데,

 

보통 이러한 특징은 지역의 문화와 섞여서 독특성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이슬람은,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항상 이슬람 일반으로 보기보다는

 

특정 지역의 특정 이슬람, 으로 보아야 옳다고 생각해요.

 

여기에서는 논문의 내용을 토대로 유럽, 특히 벨기에의 무슬림들이

 

이슬람과 삶을 연결시키는 방식, 특히, 할랄 푸드와 유기농, 그리고 윤리 등을 연결짓는 방식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벨기에에서 이슬람은 공인된 종교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미 이슬람의 법에 따라 먹고, 마시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먹는 문제, 특히 이를 위한 고기를 도축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소비자 운동"이라고 봐도 무방한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슬로푸드 운동과 비슷한 맥락에 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곳에서 그린 할랄Green Halal이라는 이름[각주:1]의 민간단체에서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더 푸르른 이슬람"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첫째, 종교적 가치에 따라 살라. 특히 환경을 보호하라.

이를 위해서 정화의식 때 최소한의 물을 사용하고,

라마단 시기에는 육식 대신 채식(비건 라마단)을 하라.

 

둘째, 성스럽고 현명하게 섭취하여, 건강을 유지하라.

예를 들면, 로컬 제품을 소비하고, 제철 음식을 구입하며,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고,

고기 소비를 줄이며, 공정무역 제품을 사라. 과일과 야채를 길러라.

건강하게 조리하라, 등과 같은 내용을 권고합니다.

 

셋째, 동물의 사육과 도축 기간 동안 동물을 최대한 존중하라.

양 도축 시 축제같은 이완되고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양들에게 최상의 음식과 유기농 영양제를 줍니다.

도축될 양에게 라벤더 오일을 이용해 마사지하여 심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양이 도축 전 과정을 못 보게 하며,

사전에 핏자국을 물청소하여 제거합니다.

 

 

 

종교적인 내용이 더해진 것을 제외하고는,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이 지향하는

 

오가닉 푸드, 헬시 푸드, 그리고 윤리적인 소비와 직결되는 내용들이 많죠?

 

특히 영적인sprititual 부분이 소비자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최근의 상황과도 맥이 통하는 부분이 있구요. 

 

 

 

이러한 과정은 현실적으로는 단가를 매우 올리겠지만;

 

동물을 존중하고 정성스런 과정을 거쳤음을 강조하는 것은

 

갈수록 윤리를 중시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섭취할 고기가 "happy meat"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실제로 할랄 푸드, 할랄 코스메틱 등이 엄격한 인증 과정을 거친 만큼

 

일반 제품들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안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는 것이지요!

 

 

 

저자는 이러한 움직임에서 음식과 종교에 대한 책임감, 즉 윤리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윤리는 경제적, 종교적, 기술적, 정치적, 그리고 생태학적 트렌드 속에서 모두 존재하는 것으로,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일 수가 있습니다.

 

이미 할랄 마켓이 존재하고 있고(성장 가능성 또한 크고), 공인 종교로서 이슬람 또한 강력하며, 웹상에서 다양한 정보가 국경을 넘나들고, 환경과 동물, 그리고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증대되는 오늘날

 

할랄을 이용한 마케팅은 필수불가결하며,

 

그것을 다른 윤리적 가치와 잘 연결지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출처:

Istasse, Manan. 2016.  "Green Halal: How does Halal Production Face Animal Suffering?" pp. 127-143

  1. 하지만 제가 검색해보니 이 단체에 대한 정보를 잘 찾을 수 없었는데요, 논문의 저자가 단체 이름을 가명으로 대체해 사용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류학에서는 윤리적인 이유로 흔히 있는 일이지요.. [본문으로]